배달비 6000원 챙겨놓고 고작 라이더에겐 3760원만[0]
조회:52추천:0등록날짜:2022년04월19일 11시42분
배달비 6000원 챙겨놓고 고작 라이더에겐 3760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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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디 자슥들 그냥 망해버려라
단건 배달 기자가 직접 라이더 체험해보니
고객과 업주에게 받은 배달비
라이더에 주고 나머지 적립
배민·쿠팡 "추가수익 아냐
악천후·주문폭주 대비한 것"
해명에도 배달비 논란 확산
라이더들 "단건배달 수수료
일반배달 수준으로 떨어져"
◆ 배달비 집중분석 ◆

지난 16일 낮 12시 30분쯤 쿠팡이츠 라이더 스마트폰 앱 화면에 실시간으로 서울 시내 지역별 라이더의 예상 배달 수수료 수입과 주문량 수준이 표시돼 있다. [송경은 기자]
지난 16일 낮 12시 50분께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 많음 지역으로 표시된 용인 수지구의 한 패스트푸드점 A가게에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 기자가 라이더로 직접 뛰면서 이 배달 주문을 받아 전달해봤다. 음식 수령 후 자동차로 1㎞ 이내인 아파트 단지에 배달을 완료하기까지 28분이 소요됐다. 영수증에는 고객이 지불한 배달비 4000원이 찍혀 있었다. A가게 주인도 배달비로 쿠팡이츠 측에 건당 2000원씩 내고 있었다. 쿠팡이츠가 받은 배달비는 총 6000원이었다. 그런데 라이더로 뛴 기자가 실제 받은 금액은 가장 기본 배달 수수료인 2500원이었다. 3500원은 쿠팡이츠가 가져간 셈이다.
최근 음식 배달 주문 앱의 배달비가 급증하며 그 많은 배달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건 배달(한 번에 1건만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배민1) 등 배달 주문 플랫폼 기업들이 라이더들에게 지급하는 배달 수수료(실제 배달비용)가 업주와 고객에게 배달비 명목으로 받은 금액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비 중 상당 금액은 배달 주문 플랫폼 업체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난 17일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앱이 예측한 라이더의 예상 배달 수수료 수입 추정치에 따르면 낮 12시 30분께 서울 전역 서비스 구역 67곳 중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문량이 많음 또는 매우 많음이었지만 이 시각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예상 배달 수수료는 평균 3763원에 불과했다. 이는 쿠팡이츠가 고객과 업주의 공동 분담으로 받는 배달비(수수료 일반형 5400원·절약형 6000원)보다 1600~2200원 적다.
상황은 배민1도 비슷했다. 18일 낮 12시께 배민커넥트 앱에 따르면 주문량이 많은 강남구·서초구에서 라이더 배달 수수료가 4000원이 넘는 곳은 신사동(3600~4500원)뿐이었다. 일부 주문에 고객이 지불하는 거리 할증료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플랫폼사가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금액은 이 추정치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배달 주문 플랫폼사들은 단건 배달이 일반 배달(한 번에 3~4건씩 묶어서 배달)보다 배달비가 비싼 이유에 대해 라이더에게 더 많은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더가 같은 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주문 건수가 줄어들어 인건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건당 배달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건 배달 서비스 초기에는 라이더를 유치하기 위해 건당 1만원에 달하는 배달 수수료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플랫폼사들의 적자가 누적되기도 했다.
고객과 업주에게 걷는 배달비와 라이더들에게 실제 지급되는 배달 수수료 간 차이가 너무 크다는 지적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비는 라이더 배달 수수료와 악천후, 피크타임 등에 라이더에게 얹어주는 프로모션(할증) 비용이지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즉, 배달비에서 남는 돈이 생기면 추후 주문이 몰릴 때나 악천후 등을 대비해 모아뒀다가 다른 라이더들에게 할증료를 지급하는 데 쓴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측도 "배달비는 전부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거리 할증을 제외한 할증은 고객이 아닌 플랫폼사에서 지급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라이더가 받는 배달 수수료가 일반 배달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게 배달업계 측 설명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망콜(돈이 안 되는 콜)만 잔뜩 받았다" "단건 배달의 배달 수수료 단가가 너무 낮다" 등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플랫폼사들이 프로모션 비용을 줄이고 수익 개선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지속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전 배달 라이더가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배달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물론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 수수료는 정해진 범위 안에서 라이더 수 대비 배달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책정된다. 주문 수요 대비 라이더가 적으면 올라가고, 많으면 내려가는 구조다. 최근 높은 수수료에 불만을 가진 업주들이 단건 배달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실제로 사용자 수가 줄기도 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단건 배달만 하는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지난달 92만7142명 줄었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이전보다 외식이 늘어난 것도 배달 수요가 감소하는 데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쿠팡이츠와 배민1이 실제 배달에 들어가는 비용과 관계없이 업주와 고객(주문자)에게 건당 배달비를 정액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라이더 프로모션을 위한 비용을 미리 적립해둔다는 설명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30대 직장인 B씨는 "내가 악천후에 주문한 것도 아닌데 왜 그 비용까지 감안해 더 높은 배달비를 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단건 배달 서비스는 고객이 배달 주문 앱에서 음식값과 고객 부담 배달비를 결제하면 앱을 운영하는 플랫폼사가 업주와 라이더에게 각각 매출과 배달 수수료를 정산해주는 구조다. 업주에게는 주문금액의 일정 비율로 부과하는 주문 중개 수수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배달비 정액-고객 부담 배달비), 결제대행 수수료(3.3%), 부가가치세(10%)를 뗀 나머지를 입금해준다.
다만 단건 배달이 배달 속도가 빠른 서비스인 만큼 소비자가 더 많은 비용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플랫폼사들이 배달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 배달은 배달 기사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지만, 단건 배달은 배달 기사의 실시간 위치를 추적해 고객에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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